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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graphs 번역] 닥치고 강정호에 주목!

지난 주에 나는 카를로스 코레아가 벌써 최고의 유격수가 됐는지 묻는 글을 올렸다. 여기에 
대해선 아직 사람들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맞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
고 있고, 다른 사람들은 아직 코레아가 완전히 증명해내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 괜찮다. 처음
부터 우리가 정답을 알고 있었다면 흥미롭게 다가올 질문도 아니었을 것이다. 핵심은 그럴만
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코레아는 그 정도로 환상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스타 브
레이크 이후로 야수 전체 WAR 공동 6위에 오른 게 그 한 예시다. 그리고 코레아와 같이 공
동 6위에 오른 선수는, 유격수와 다른 자리에 같이 나서고 있는 강정호다.

강정호가 최고의 유격수가 될 거라는 주장하는 사람이 있을 거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아직 
오랫동안 좋은 활약을 펼친 게 아니고, 수비적으로도 좋은 성적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강
정호가 진짜 개꿀빠는 로또였다는 건 날이 갈수록 점점 더 확실해지고 있다. 강정호의 후반
기 공격 성적은 조시 도날드슨이나 크리스 데이비스와 거의 같은 수준이다. 강정호는 데뷔 
첫 시즌부터 앞으로 성장하리라는 징조를 숱하게 보여줬다. 이에 대한 가장 쉬운 설명? 노이
즈라고 하는 거다. 완전히 우연에 불과하고, 어떤 의미도 없다고 하는 것이다. 하지만 난 그것 
대신에 쉬운 설명을 해보려고 한다. 강정호는 점점 발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어쩌면 이
게 가장 명백한 이유일지도.

가설 하나: 메이저리그에 적응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나 대한민국에서 건너왔다면 
더욱 그렇다. 단순히 경기에만 적응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일상 생활에 적응해야 한다. 언
어에 적응해야 한다. 모든 것에 새롭게 적응해야 한다. 강정호는 몇 달 동안 새 환경에 적응
하려 한 끝에 최근에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어쩌면 다른 선수들처럼 취급되어야 
할지도 모른다. 혹은 반대로 그가 평범하지 않은 상황에서 활약해달라는 부탁을 받은 거고, 
그가 최근에 해낸 일들은 ‘편안한 환경에서’ 그가 야구선수로서 어떤 존재인지 보여준 결과
물일지도 모른다. 물론, 이런 가정들은 증명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단순히 하나의 이
론에 불과하다. 나는 그냥 이게 그렇게 큰 논쟁거리는 아니라고 믿게 됐다.

역 글 링크). 판스워스는 강정호가 미국에 넘어와도 자신의 스윙을 유지하고 공격력 측면에
서 성공을 거둘 거라는 걸 확신했다. 그 글의 마지막 부분을 가져와봤다.

"강정호가 다른 피츠버그 내야진보다 더 잘하기만 한다면 출전시간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
이다. 피츠버그는 강정호가 타격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줄 것이다. 적응 문제
가 있기 때문에 처음에는 문화적으로 그리고 빅리그 스타일에 익숙해질 시간을 줘야 한다. 
하지만 강정호는 진짜 괴물(absolute)이 될 소질을 가지고 있다. 피츠버그가 제시한 계약만큼
은 쉽게 해낼 것이고, 드래프트 출신이었다면 그 계약금도 금방 채우게 될 것이다."

어색한 부분은 별로 없지 않나? 재능 있는 선수고, 삶이 완전히 바뀌는 만큼 기다려 줄만한 
선수였다. 처음엔 강정호가 편안하게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진정한 그
의 모습이 나올 때까지 시간이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비논리적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이런 
시간들이 강정호가 점점 나아지는 데 필요했을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시즌이 지나면서 강정
호가 얼마나 더 나은 모습을 보였는가, 이것이다. 단순히 더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냈다 정
도의 문제가 아니다. 적응을 마쳤다는 신호가, 강정호를 진정 재능 있는 파워히터로 보이게 
만드는 신호들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서두는 이쯤 하고, 몇 가지 대조적인 데이터들을 나열해 보겠다. 비교를 위해서 어느 한 시점
을 잡아야 하기 때문에, 강정호의 시즌을 7월이 시작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나눠 보기로 했다. 
물론 기준이 되는 점을 바꾸면 결과가 달라지겠지만, 이에 앞서서 몇 가지 지점을 잡아 비교
해본 뒤 골라낸 것들을 가져와봤다. 먼저 전반적인 공격 지표부터 시작해보자.

wRC+
6월까지: 106
7월부터: 182

강정호에 대해 글을 쓰는 게 이거 하나 때문은 아니지만, 가장 큰 이유인 것은 맞다. 시즌 초
반 스타트도 잘 끊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리그 최고의 타자였던 예전 모습에 더 가까워지고 
있다. 그리고 몇 가지 조그마한 변화들이 상승한 wRC+를 뒷받침하고 있다. 예를 들자면 이
런 것이다.

땅볼 비율
6월까지: 55%
7월부터: 45%

어떤 선수의 땅볼 비율이 특정 수준이라고 바로 판단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스윙
을 분석하면서 몇 가지 사실을 알아내는 건 불가능하지 않다. 스윙에는 땅볼을 만들어내는 
스윙과 뜬 공을 만들어내는 스윙이 있다. 그리고 강정호는 파워히터가 될 수 있는 기반을 갖
고 있다. 그가 가장 드라마틱한 어퍼 스윙을 하는 건 아니지만, 어느 정도 각이 세워진 강렬
한 스윙을 하는 건 맞다. 때문에 강정호가 땅볼을 많이 생산하는 타자처럼 보일 때는, 제 컨
디션이 아니라고 해석해도 좋다. 강정호는 이제야 자신의 스윙을 하고 있다. 레그 킥에서 시
작되는 그의 스윙은, 그 모든 것이 공에 드라이브를 걸고 높이 띄우기 위해 설계된 것이다.

당긴 타구 비율
6월까지: 51%
7월부터: 39%

처음부터 내 관심사는 여기 있었다. 강정호를 극찬한 판스워스의 기사에는 다음 움짤이 실려 있었다.


 



위 움짤은 강정호의 좋았을 때 모습, 홈런을 치는 장면이다. 하지만 난 이 장면을 보고 홈런

을 치는데 문제가 있을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었다. 투수가 던진 공이 사실은 당겨서 치기 좋

은 공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저런 공을 당겨 치려고 하면 극단적인 당겨 치기 타자가 될 수도 

있고, 그렇다면 빅리그 수준에선 약점을 후벼 파이게 될 수도 있다. 모든 선수가 브라이언 도

저가 될 수는 없는 일이니까. 나는 강정호가 타구를 외야 사방으로 보낼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었다. 시즌이 시작됐을 때 강정호는 대부분의 타구를 좌익수 쪽으로 날려 보냈다. 하지만 

점점 중견수 방향으로 가는 공과 밀어친 공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아래 사진은 강정호가 일

요일에 다저스를 상대로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강정호는 저 공을 당겨서 치지 않았다. 반대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밀었다. 공을 자연스럽게 
우익수 쪽으로 날려 보냈다. 이 글을 쓰는 시점에, 강정호는 좌익수 방면으로 175 wRC+, 중
견수 방면으로 156 wRC+, 우익수 방면으로 178 wRC+를 기록하고 있다. 그가 진짜로 그만
큼 좋다고 말하고 싶은 게 아니다. 단지, 지금까지 그가 이만큼 잘했다고 말하고 싶다.

하드 컨택트 비율(강하게 맞은 타구 비율)
6월까지: 25%
7월부터: 40%

보이는 그대로다. 지구상 어느 타자도, 어느 언어로 질문을 해도, ‘어떻게 칠거냐’라는 질문에
는 ‘스윙해서 강하게 맞출 겁니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꼭 홈런이 되야 한다는 건 아니다. 타
자들이 원하는 건 단지 공을 정확히, 강하게 맞추는 것이다. 강정호는 이 목표를 점점 더 잘 
실천하고 있다. 이는 wRC+의 상승으로 이어진다. 이 모든 게 다른 모든 것으로 이어진다. 컨
택트를 더 잘하고, 더 많은 공을 띄우고, 더 많은 공을 외야 사방으로 보내는 것 – 이것이야말
로 좋은 타자가 스스로 원하는 스윙을 할 때 느끼는 자신의 모습, 타석에서 자신이 원하는 결
과를 낼 때 보이는 모습이다. 강정호의 최근 하드 컨택트 비율은 리그 내에서 최상위권에 속
한다. 빅리그 수준의 구속에 적응하지 못할 거란 걱정 따위는 진즉 지워 버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컨택트 비율
6월까지: 75%
7월부터: 81%

흥미로운 점은, 강정호가 한국에서도 실은 삼진을 적게 당하는 타자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헛스윙이 문제가 되진 않았지만, 엄연히 존재하는 현실이었다. 그리고 현재 더 강한 맞수들
을 상대로 강정호는 공을 인플레이가 되게, 혹은 그 이상의 결과를 내는데 성공하고 있다. 종
합하자면 강정호는 더 정확히 컨택트를 하고 있고, 더 나은 컨택트를 하고 있으며, 더 공을 
띄우는 컨택트를 하고 있다. 너무 나가는 건 아닌가 싶지만, 판스워스는 강정호의 스윙과 미
겔 카브레라의 스윙 장면 몇 가지를 비교한 바 있다. 확실히 강정호는 카브레라 수준의 타자
는 아니지만 – 지금까지 우리가 아는 한 – 적어도 한달 반 동안은 그 정도로 좋은 성적을 냈
다. 모자란 볼넷은 몸에 맞는 공으로 채우고 있다(-_-;). 강정호가 뛰는 경기가 늘어날수록, 비
판할 점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의 파워는 진퉁이고, 이제 세계 최고의 투수들을 상대로 그 
파워를 경기 내에서 발현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였다.

강정호가 안정된 모습을 찾기까지 몇 달이 걸렸다. 단순히 자신감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원
래 하던 경기를 좀 더 빠른 템포로 수행하는 동시에 완전히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데 시간
이 걸렸다는 설명이 좀 더 쉽게 다가온다. 이 글이 그에게 너무 온정적인 걸 수도, 또 너무 많
은 변명거리들과 핑계거리들을 제공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강정호가 겪어온 상황은 흔치 않은 것이었기에, 다른 이들을 보듯이 그를 봐선 안될 것이다. 
강정호의 발전은 여기가 끝이 아닐지도 모른다. 특히나 바다 건너에서 그가 보여준 파워히터
의 본색이 점점 더 눈에 띄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4년짜리 계약은 사실상 아무것도 아니다. 포스팅 비용도 그렇다. 가성비 좋고, 우타 파워 히
터에, 유격수를 볼 수 있는 20대 내야수. 강정호는 점점 다른 팀들이 언제나 갖고 싶어하는 
그런 선수로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가져갈 수만 있다면 말이지.


http://mlbpark.donga.com/mbs/articleV.php?mbsC=mlbtown&mbsIdx=359525&cpage=2&mbsW=&select=&opt=&keyword=

 

2차출처 http://cafe.daum.net/hanryulove/9oF/155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