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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한국 드라마엔 가족이 있어…따뜻함이 2030 美女 울려"

美서 'K드라마' 돌풍 이끄는 박석 드라마피버 CEO

 

“이제 됐죠? 그만 찾아오세요. 전화도 그만하고요. 이메일도 그만 보내세요.”

미국 뉴저지주 포트리에 있는 MBC아메리카에서 만난 담당자는 DVD를 내주면서 질렸다는 듯이 쏘아붙였다. 2008년 11월이었다. 그가 받아낸 DVD는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과 ‘내 이름은 김삼순’이었다. 한국 드라마를 미국에서 인터넷으로 유료 서비스하겠다고 방송사를 돌며 8개월간 사정한 보람이 있었다.

“아시아도 아닌 미국에서 한국 드라마를 자기 돈 내고 찾아서 보겠다는 사람이 있겠느냐는 반응이 99.9%였죠. 그래도 다행히 첫 판권을 히트작으로 따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로부터 6년 뒤인 2014년 11월 일본 소프트뱅크가 회사를 사겠다고 제의했다. 그는 “구체적인 액수는 계약 조건이라 밝힐 수 없다”고 말했지만 인수전에 뛰어든 다른 업체가 제시한 가격이 1억달러가 넘었다. 미국에서 또 하나의 한류 붐인 K드라마 신화를 성공시킨 드라마피버(Drama Fever) 박석 사장(41)의 얘기다.

한 달 접속 횟수 2200만건

“되겠느냐”에서 “키워보자”로 분위기 달라져

지난 1월5일 오후 8시 미국 맨해튼 허드슨극장 앞에는 수십명이 영하의 날씨에 찬바람을 맞으며 자신의 입장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제3회 ‘드라마피버 어워즈’에 참석한 한국 연예인들을 보기 위해 온 젊은 미국 여성들이었다. 지난해 드라마피버를 통해 방영된 한·중·일 3개국 인기 드라마와 영화, 예능 프로그램까지 분야별로 150만명이 온라인 투표에 참여, 수상작과 배우를 선정해 이날 시상식을 연 것이다.

젊은 미국인들이 이처럼 한국 드라마에 빠지는 이유가 뭘까. “로맨틱 코미디를 보고 싶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중반의 미국 여성이 있다고 칩시다. 그런데 폭력이나 섹스는 싫어합니다. 과연 뭘 볼 수 있을까요? 이 시장이 K드라마가 파고들 틈새입니다.”

박 대표는 한국 콘텐츠의 강점으로 가족, 사랑이라는 긍정적 메시지와 세계 유행에 뒤처지지 않는 한국의 패션과 문화를 내세웠다. 이곳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2012년 ‘꽃보다 남자’와 지난해 ‘상속자’ ‘연애의 발견’ 등과 같은 트렌디 드라마가 대표적인 콘텐츠다.

여기에 K팝 열풍으로 외국인의 한국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도 도움이 됐다. 드라마피버 회원 중 70%가 18~34세이고, 이 중 여성이 3분의 2가 넘는다는게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50306266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