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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미식의 나라, 한국의 ‘장(醬)맛’에 반하다

<마드리드 퓨전 2015> 내 한국관, 방문객 2,000여 명 ‘성황’ 이뤄

봄 향기를 가득 머금은 신선한 채소에 고소한 참기름과 빨간 빛깔의 보리고추장이 어우러지자 향긋한 내음이 코끝을 자극한다. 맛깔스러운 나물 무침을 처음 본 외국인들은 매콤한 장 소스가 더해진 ‘한국식 샐러드’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하얀 요리사복 대신 정갈한 승복을 차려입고 섬세한 손으로 재료를 버무리는 셰프의 모습도 보는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낸다. 이 순간을 놓칠세라 이국적인 광경을 담기 위한 취재진의 손도 바빠진다.
지난 2월 2~4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마드리드 퓨전(Madrid Fusion(2015)>에서 한국의 발효 음식이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올해로 13주년을 맞은 ‘마드리드 퓨전’은 전 세계 유명 셰프는 물론 업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세계적인 요리박람회로, 미식의 나라 스페인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즐거운 축제이다. 해마다 최신 요리 트렌드와 기법을 공유하고, 다양한 참가국 고유의 요리를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에게는 중요한 자리이기도 하다.

 

 


<2월 3일 ‘마드리드 퓨전 2015’ 한식관에서 채소 발효를 활용한 생채 요리를 시연 중인 감은사 주지 우관 스님 - 출처: 한식재단>

 

 

한국은 2012년에 이어 두 번째로 초청국으로 선정됐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식재단의 주체로 열린 한국관은 3일 내내 다채로운 프로그램과 건강한 음식으로 요리 전문가들과 현지인들의 이목을 끌었다. 먼저 김치, 갈비, 불고기 등 ‘한식’하면 외국인들이 금방 떠올릴 수 있는 익숙한 메뉴 대신 ‘건강 한식의 뿌리, 채소 발효’를 주제로 장아찌, 고추장 재료, 발효액, 나물 무침, 생채 등 한국 고유의 요리와 재료를 선보였다. 시연자는 국내에서도 사찰음식전문가로 잘 알려진 감은사의 우관 주지 스님으로, 특별한 셰프의 손에서 탄생한 특별한 요리를 맛보기 위해 행사 내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2월 3일 오후 다목적홀에서 마련된 스님의 시연 행사에는 200여명의 관람객이 참석해 한국의 보리 고추장을 만드는 과정을 지켜봤다. 현장에서 담근 고추장으로 만든 녹차잎무말랭이무침과 사과말랭이무침도 인기를 끌었다.
이 밖에도 한국관에는 행복에프앤씨재단 레스토랑 '오늘'팀이 준비한 ‘전통주 칵테일’과 ‘한 입 요리’가 마련됐다. 특히 전통 수정과에 캐러멜 시럽을 섞어 만든 칵테일 등 지역특산물과 전통 조리법을 응용한 칵테일은 발효 음식과 더불어 큰 관심을 받았다.


40 여 곳의 현지 언론이 담아간 ‘한국의 맛’

행사 기관 동안 한국관을 찾은 방문객은 약 2천 여 명에 달한다. 그중에서도 전문가를 포함한 스페인 현지인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스페인의 유명 레스토랑 ‘비아 베네토’의 카를레스 테헤도르(Carles Tejedor) 셰프를 비롯해 미구엘 코보(Miguel Cobo), 호노라토(Honorato) 등 유명 셰프들은 “최근 유럽지역에서도 ‘발효’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으며 ‘장’을 이용하는 요리사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채소 발효를 비롯한 한식에 큰 관심을 표했다.

현지 언론의 뜨거운 취재 열기도 한국관의 인기에 한 몫 했다. 스페인 국영 방송을 비롯한 약 40여 개 이상의 미디어가 한국에서 온 특별한 셰프 우관 스님의 발효 음식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문화, 레저 전문지 ≪Europa press≫는 행사 직후 “한국이 국제적으로 더 알려진 김치가 아닌 고유의 다른 발효음식을 선보였다”며 “방문객들이 ‘장아찌’라 불리는 빨간 고추 양념에 절여진 채소의 맛을 즐겼다”고 전했다.

 

 

 


<2월 4일자 문화, 레저 전문지 'Europa press'는 “한국의 장아찌가 방문객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보도했다.>

2월 4일 스페인의 메인 일간지 ≪ABC≫는 이번 행사의 시연자로 나선 우관 스님의 인터뷰와 한국의 슬로우 푸드인 사찰음식에 대해 보도하며, 한국 음식의 기초가 되는 ‘장’에 대해 다뤘다. ≪ABC≫는 우관 스님의 말을 인용해 “한국의 발효음식인 장은 패스트푸드나 지나친 고기의 섭취로 오염된 혈액을 깨끗하게 씻어낼 뿐 아니라 우리 몸의 소화를 돕는다”고 전하며 한국의 ‘장’이 가진 효능을 강조했다.

 

 

 


<2월 4일 스페인 일간지 'ABC'는 ‘마드리드 퓨전’의 시연자로 초청된 우관스님의 사찰음식 이야기와 한국의 ‘장’을 소개했다.>

 

 

 


<스페인의 한 블로거는 행사 후기를 전하며 “보리고추장, 매실즙, 참기름과 어우러진
한국식 샐러드의 맛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 출처: ‘El emparrao’ 블로그 캡쳐>

 

 

블로그 등 현지 온라인 공간에도 한국관에 대한 긍정적인 후기가 이어졌다. ‘El Emparrao’라는 제목의 블로그를 운영하는 한 스페인 블로거는 마드리드 퓨전의 관람 후기를 전하며 “한국관에서 맛본 채소의 향을 잊을 수 없다”며 “보리고추장과 버물어진 샐러드는 신선한 오이 등 채소에 매실즙의 달콤함과 참기름의 고소함이 더해져 매운맛을 덜어주는 대신 특별한 맛을 만들어냈다”고 극찬했다.
한국 고유의 맛을 스페인은 물론 세계의 요리 전문가들에게 알린 <마드리드 퓨전 2015>.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만큼 한국의 ‘장’과 ‘장아찌’ 등 다양한 발효 음식이 ‘김치’와 더불어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날이 오길 기대해본다.

※사진 및 자료출처:
- www.hansik.org
- ww.europapress.es
- http://elemparrao.worldpress.com

- http://elemparrao.worldpress.com

 

2차출처 http://www.kofice.or.kr/c30_correspondent/c30_correspondent_02_view.asp?seq=10931